독일에서 전해져 오는 이야기입니다. 바바리아(Bavaria) 성에 루드비히(Ludwig) 공작이 살고 있었습니다. 공작은 성질이 포악하고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고 괴롭히기 일쑤여서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두려워했습니다. 어느 날 공작은 사냥을 나갔다가 숲속에서 작은 예배당을 발견했습니다. 예배당에 들어간 공작은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오랜만에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때 갑자기 예배당 벽에 어떤 문장이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거였습니다.

공작은 3이라는 숫자와 무서운 심판이라는 단어만 겨우 읽을 수 있었습니다. 공작은 3일 안에 자신이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거라는 계시라 생각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회개하는 마음으로 사흘 동안 선행을 베풀었습니다. 하지만 사흘이 지나도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사흘이 아니라 석 달인가 보다 생각한 공작은 다시 석 달 동안 가족과 백성들에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나도 그는 멀쩡했습니다. 사흘도 석 달도 아니라면 분명 3년일 것이라 생각한 공작은 3년 동안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팔 소리와 함께 독일 왕실의 사절단이 공작을 찾아 왔습니다. 루드비히 공작을 독일의 황제로 모시러 온 것이었습니다. 공작에 대한 소문이 독일 전체에 퍼져 있었던 것입니다. 공작이 독일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선행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선행을 가능하게 한 것은 ‘기다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기다림이 그의 삶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인생길에서 가장 의미 있는 기다림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구원을 주시는 메시아 예수님을 기다리는 일입니다. 다시 오실 메시아를 기다리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미가 선지자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루도, 일 년도, 백 년도 아닌 근 천 년 가까이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구약의 기다림은 기다림 그 자체로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신약의 기다림의 끝은 만남이었습니다. 간절히 기다릴수록 만남의 감격이 큽니다. 

성경에 보면, 시므온과 안나는 예수님을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당시 두 사람의 형편은 어려웠고 시대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들은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두 사람은 언제든지 메시아를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며 살았습니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두 사람은 태어난 지 8일만에 부모의 품에 안겨 성전에 올라온 예수가 메시아임을 알아보았습니다. 두 사람은 예수님을 가슴에 품을 수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세상적인 기준으로 성공한 자들이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둘 다 늙었고 사회적으로 무엇을 성취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하지만 믿음으로, 영적으로 두 사람은 위대했습니다. 시므온은 의롭고 경건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렸습니다. 시므온은 자신의 성공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뜻, 유대 민족의 위로와 만민의 구원을 기다렸습니다. 시므온은 성령과 동행했습니다. 성경은 시므온에 대해서 “성령이 그 위에 계시더라”, “성령의 지시를 받았더니”, “성령의 감동으로”라고 하였습니다. 성령 충만한 생활을 했다는 것을 통해 그의 인생이 얼마나 경건하고, 아름답고, 진실한지, 또 얼마나 아름답게 늙어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삶을 살 때 노인도 젊은이 못지않은 희망과 비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시므온은 아기 예수를 안고 찬양했습니다.

안나 역시 주님 만나기를 소망하면서 인내하며 기다렸습니다. 안나의 뜻은 ‘은혜’입니다. 안나 역시 성령 충만했으며, 예언의 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식 없이 한평생 주님만 바라보면서 여선지자로 쓰임 받았습니다. 어렵고 힘들어도 끝까지 참았습니다. 안나는 남편과 단 7년을 함께 살았고, 무려 84년이라는 시간을 홀로 살았습니다. 그녀는 그냥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성전을 떠나지 아니하고 주야로 금식하며 기도로 섬기면서 기다렸습니다. 

시므온과 안나가 메시아를 기다리면서 경건하고 진실하게 살았던 것처럼, 오늘 우리에게도 그러한 기다림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시간과 물질, 건강을 바로 사용했는지, 심판대 앞에 섰을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모습으로 살았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이하는 적극적인 기다림입니다. 

기다림은 인내입니다. 약속과 희망을 믿는 사람은 인내할 수 있습니다. 약속이 이루어질 그때를 기다리면서 인내합니다. 하나님께서 약속을 이루실 그때, 다시 오실 그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기다림입니다. 그래서 인내가 필요한 것입니다. 희망이 있는 사람은 인내할 수 있습니다. 믿음으로 기다릴 때, 약속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기다리는 자들에게나 구하는 영혼들에게 하나님은 선하게 행하십니다(애 3:25).

이 시대는 너무나 분주합니다. 어디에서 와서, 무엇 때문에 살며, 어디로 가는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염려와 근심과 걱정과 불안이라는 가속이 붙어 더욱 초조하게 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각박한 현실을 힘겨워합니다. 더 이상 믿음과 희망으로 기다리지 않습니다. 다가오는 성탄절에는 영혼 깊숙이 간직해둔 사모함과 기다림을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성도의 기다림은 헛되고 막연하고 세속적인 기다림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신부가 되어 천국의 혼인잔치에 초대되어 신랑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천국에서 영원히 살게 되는 것입니다. 참된 성도는 현세보다 내세를, 이 세상보다 천국을 더 사모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신부는 사람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더 사모하며, 더 사랑하며, 더 기다리는 자입니다. 이 기다림이 은혜입니다. 

기대가 있고 은혜가 있으면 기다릴 줄 압니다. 사랑하면 기다립니다.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기다림은 행복이요, 축복입니다. 시므온과 안나, 요셉과 마리아, 목자들처럼 기다리는 마음이 있으면 기대하게 되고, 기대하는 마음이 있으면, 구하게 됩니다. 구하면 눈으로 보게 됩니다. 진정으로 예수님을 사모하고 기다리면서 구하십시오. 그것이 성탄을 깊이 있고 의미 있게 맞이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오셔서 우리와 함께하시고 승리로 인도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