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가 유럽선교에 던지는 파장은?
혼동과 우려 있으나, 장기적 선교전략 필요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의 결정은 전 세계에 적잖은 충격을 던져줬다. 당장은 현실적으로 어떤 상황의 변화는 없겠지만 이같은 큰 파장을 불러 온 이유로 영국인들의 자존심 ∙ 포플리즘 ∙ 이민정책 ∙ 반세계화 ∙분노 등 여러 요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요인이라면 정치 ∙ 경제면에서의 ‘불확실성’이라 할 수 있다. 전에 가보지 않은 새로운 역사의 길로 들어서는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교계에도 브렉시트의 충격은 예외가 아니다. 브렉시트가 유럽선교에 미칠 영향과 한인교회와 선교에 가져올 반향에 대해서도 걱정이 적지 않다. 그러나 반대로 새로운 선교도약의 기대를 걸어보는 시각도 있다. 본지는 이와 관련 KWMF(한인세계선교사회) 소속 유럽 현지 선교사들, 사무총장과의 서면 질의를 통해 영국과 유럽 현지 교회의 분위기와 향후 유럽 선교의 전망 그리고 한국교회의 선교적 기회를 관측해봤다.
영국 한인들의 EU국가로의 이주예상 ∙ 선교적 영향력 감소 우려
김승진 선교사(GMS 소속 · 영국 Felixstowe 지역 사역)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점차적으로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하지만 여전히 예상치 않았던 결과로 인해 파운드화의 급락, 세대 간의 갈등, 인종차별의 증가, 정치 경제적 불안정,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적잖은 영국인들이 브렉시트와 그 영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투표한 결과 그에 따른 후회와 함께 무려 412만 명이 재투표를 요구했지만 최근 영국정부는 공식적으로 재투표를 거부했다. 또한 10월에 사임할 예정이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같은 EU잔류파였던 내무부장관 테리사 메이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자 돌연 7월13일 사임함과 동시에 테리사 메이가 영국의 총리에 취임하게 됐다. 국민투표로 인한 브렉시트가 결정된 영국을 EU잔류를 주장하던 정치지도자가 다시 이끌게 된 아이러니가 정치현실 가운데 나타나게 된 것이다.
하이스트릿교회의 폴 헤저 목사가 브렉시트에 대해 “이것은 정치이고 교회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야 한다”며, “하나님도 브렉시트 투표에 중립적이실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영국교계 지도자들은 브렉시트와 교회를 연관 짓지 않으려 한다.
한편 영국내의 한인교회들은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 내에 상주해 있던 한국기업 주재원들의 EU국가로의 이주를 예상하며, 영국에 대한 선교적 영향력의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더불어 교계는 최근 보수당 경선에서 테리사 메이에 이어 2위로 결선에 진출한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 차관이 독실한 크리스천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심 레드섬이 총리에 당선되길 기대했지만 캐머런 총리의 이른 사임으로 경선조차 가지 못하고 끝나고 말아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현 총리에 취임한 테리사 메이는 직전총리 캐머런과 마찬가지로 20여 년간 영국의 정치 사회적 분위기를 주도한 인물이므로 영국선교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기대를 하기가 어려운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역사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은 영국교회와 이민교회가 회개하며 성령충만한 가운데 정치나 사회분위기가 아니라 더욱 하나님만을 의지하길 원하시리라 생각된다.
한국교회의 특기를 영국에 접목시키는 선교적 접근이 과제
김주경 선교사(GMS 영국주제 유럽 불어권 순회선교사)
브렉시트 탈퇴 결정으로 한인사회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특히 한인교회에 영국주재 상사 주재원들이 유럽으로 이동할 경우 수적 · 재정적 감소로 선교적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 반면 VISA 점수 제도로 비 EU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한국 고급인력 유입이 증가될 전망이다.
교회가 앞장서서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의 실천과 성경적 관점에서 사회적 경제적 갈등을 영적으로 화합 치유 회복시켜야 하는 것이 선교적 과제이다. 이에 역선교의 현장인 영국에서 한국교회를 포함한 제3세계교회들의 선교사역의 동역과 협력이 절실하다.
영국 주류 교회와 교인의 수적 감소와 교회 영향력이 축소되는 현실에서 영국의 재복음화와 부흥을 위한 선교적 접근은 한국교회의 특기를 영국선교에 접목시키는 일이다. 위기가 호기가 될 수 있듯이 한국교회의 강점인 기도(중보·연합·연속·특별·금식·작정)와 전도(노방·축호·정기·팀·연합·어린이·청소년·청년·여성·특수·학원)운동으로 영국교회와 함께 협력 공동사역 한다면 하나님 나라와 영광이 영국에 회복되리라 확신한다.
환율하락에 따른 선교비 감소 · 선교후원자 추가 물색 부담
채희석 선교사(프랑스침례교단·FEEBF 파리노회 부회장, 한불상호문화선교회 대표)
프랑스 교계는 브렉시트가 선교에 주는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다고 전망한다. 브렉시트는 어디까지나 정치적 불안정과 경제적 불확실성에 관한 문제이지 종교적인 차원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선교차원에서 영국을 제외한 유럽은 상상하기 어렵다. 자국민 개신교 비중이 높고, 여전히 유럽을 위해 선교하는 국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영국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유럽은 단순한 지리적 개념이기보단 역사적 문화적 개념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프랑스에 사역하는 영국 선교사들은 당장 직간접적으로 불리한 영향을 받고 있다. 먼저 재정적인 면에서 당장 환율 하락에 의해 약 10% 정도 선교지원비 가치 또는 구매력 하락이 초래되고 있다. 일부 선교사에겐 추가적인 선교후원자 물색을 해야 할 부담이 주어진다. 물론 교단 차원에서 조만간 적절한 조치가 시행되겠지만…. 또 다른 문제는 영국선교사들이 유럽에 정착하는 데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될 우려가 있다. 여행에 필요한 행정절차 내지 비용 면에서 추가적인 부담이 더 해 질 수 있다. 다른 한편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는 경우, 영국의 선교적 위상도 그 만큼 약화될 것이다. 그래서 선교사들은 브렉시트를 반대하였다.
교회연합과 연대 집중 · 이주민에 의한 선교 기대
이성춘 선교사(독일 바울선교회, KWMF 유럽 지역 회장)
유럽침례교연맹의 토니 페크 사무총장이 말한 것과 같이 “영국이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온유함과 친절함과 상호연결과 연대감을 포기하는 것”으로 보고 충격을 받았다. 브렉시트를 1991년의 구소련 연방의 해체와 비교하면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연한 입장도 있다. 유럽침례교연맹의 전 회장인 아사투어 마하페키얀는 “구소련의 연방해체가 시작되어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교회의 영적인 연합과 하나 됨이 손상되지 않았고, 교회들 사이에는 위대한 영적인 일체감이 존속했다”고 지적했다. 국가는 국수주의가 되어가는 상황에서도 교회는 연합적이 되어가는 것을 역설한 것이다.
기독교인은 정치적인 상황이 아닌 ‘우리들의 주, 구세주인 예수 그리스도의 피’에 의존적인 믿음의 사람이다. 영국의 독일계 개신교의 지도자인 알브레흐트 퀘스트린 뷰위르만은 기독교인들은 성령 안에서 국가와 경계를 뛰어넘는 공동체성을 믿는 자들이라고 이해했다.
그러나 현재 유럽에서 기독교 신앙과 정신보다는 관용과 통합이 유럽 연합의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된다는 입장과 선교보다는 사회와 문화를 위한 참여와 사회약자를 위한 섬김이 선교적인 활동보다 중요시 여겨지는 상황에서 유럽에서의 선교활동은 갈수록 제한을 받고 있다.
독일교회협의회 사회과학연구소는 독일의 개신교 지역교회에서의 교회 지도층은 사회와 문화를 위한 참여, 사회 약자를 위한 활동(74%)이 선교적인 활동(46%)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독일 20개 교회지역 총회의 800여개 교회의 4천명의 운영위원들에게 문의한 결과이다.
유럽에서는 선교, 선교적이란 단어가 공개적으로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거나 전혀 사용되고 있지 않다. 쾰른에서의 선교적 모임에서 강사들이 “교회의 미래는 연합적이다”라고 대변했다. 특별히 크르스토퍼 뇌젤(뒤셀도르프)는 “젊은 세대는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선포가 교파의 차이, 다양성에 의미를 두지 않게 된다”고 언급했다. 유럽의 교회들은 갈수록 축소해지고 연약해질 것이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선교보다는 교회의 연합과 연대에 선교의 역량이 집중될 것이라는 것이다.
2017년은 독일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이다. 코프쉬는 독일 비텐베르그에서 시작된 종교개혁사상은 세계시민이 되어 유럽 전역으로, 그리고 세계의 다른 대륙으로 이주해 갔으며, 이제 그 어머니의 품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과 독일로 다가온 디아스포라교회, 디아스포라 성도는 이제 되돌아오고 있는 세계시민인 것이다. 독일의 종교설문기관 헨센은 2013년 조사에서 전체 이주민들 중 기독교인들이 독일 63% 유럽 49%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곧 유럽의 개혁과 부흥의 일꾼들이 될 것이라고 본다. 영국에로의 이주가 어려움을 겪겠지만 여전히 기독교인을 포함한 많은 이주민이 남은 유럽 땅으로 이주해옴으로 선교의 부흥이 역동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유럽선교는 이주민에 의해 선교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영국 안의 무슬림들에게 집중 선교할 기회
김정한 선교사(KWMF 사무총장)
브렉시트는 영국선교에 있어서 위기가 아니라 주님이 주시는 영국 안에 있는 무슬림선교를 위한 기회이다. 유해석 선교사의 발표 ‘미래한국 2014.5.29.’에 의하면 1990년 영국 무슬림 인구는 110만명, 2001년 무슬림 인구는 150만명, 2011년 무슬림 인구는 280만명으로 10년 사이 이슬람 인구는 130만명이 늘어났다. 불법체류자 포함해서 약 500만 명까지 추산한다고 한다. 영국 6,000만명 인구 중 거의 10%이다.
브렉시트는 영국이 더 이상 무슬림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한국교회는 이제 영국선교에 더 관심을 가지고 선교사들을 파송해야 한다. 특히 다양한 전문인 선교사를 파송해 영국 안의 무슬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중동권에 계속 선교사를 파송하는 동시에 한국교회는 복음을 자유롭게 전할 수 있는 영국에 더 많은 관심과 선교사를 파송해 영국 안에 무슬림선교를 해야 한다.
양화진에 현재 30명의 영국 선교사들의 무덤이 있다. 한국교회는 영국교회로부터 많은 사랑의 빚을 지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한국교회의 선교역량을 키워주셨다. 이제는 한국인 선교사들이 영국에 선교의 빚을 갚을 때다. 영국인들을 위한 선교도 하지만 영국 안의 무슬림들에게 더 집중하고 전략을 세워 복음을 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영국 안에 10만명의 한인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들과 네트워크를 통한 선교를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사원문)christiantoday.us/sub_read.html?uid=24020§ion=sc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