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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3/ 오치용 목사/ 고(故) 김복동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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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복동 할머니

 

오치용 목사

지난 주 목요일에 김복동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죽음은 쉽게 정의되지 않습니다. 그 삶의 고단함은 역사의 서글픈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짧지만 담담하게 그 분의 생을 서술하는 것으로 우선 제 몫을 하고 싶습니다. 할머니는 경상남도 양산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열다섯 살, 군복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면 된다는 일본 사람들의 말을 따라 집을 나섰습니다. 그후 중국 광둥, 홍콩, 말레이시아, 수마트라, 인도네시아, 자바, 방콕, 싱가포르 등지를 떠돌며 8년 간 전쟁터에서 일본군 성노예로 사셨습니다. 스물 세 살, 해방이 되어 조국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40여 년 간 남편도 자식도 없이 홀로 부산에서 장사를 하며 사셨습니다. 그때까지 할머니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예순 여섯 살, 어느 날 할머니는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신고 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어 처음으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립니다. 그때부터 할머니는 자신이 겪은 피해를 적극적으로 세상에 알리기 시작합니다. 1993년에는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에 진상규명,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수요집회입니다.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 30년 간 진행된 이 집회를 이끌었습니다. 이 집회는 현재 1350회를 넘어서 세계 최장 기간 집회 기록을 매주 갱신해 가고 있습니다. 자신을 찾고 싶어서 가슴에 묻어 두었던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 놓았던 할머니는 자신을 찾고서 더 쓸쓸해지셨다고 합니다. 일본은 오랜 시간 동안 꿈쩍할 줄을 몰랐습니다. 우리 정부는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문제를 더 어렵게 했습니다. 피해 사실을 몰랐을 때는 잘 지내던 이웃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졌습니다. 알리고자 했던 피해 사실보다 위안부라는 딱지를 붙이는 사람들에 의해 상처들은 덧입혀졌습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기꺼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할머니는 ‘나비기금’을 만들어 전 세계의 전쟁 성폭력에 고통 받는 여성들을 돕고 있습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일본이 공식적으로 사죄를 하고 배상을 하게 된다면 그 배상금 전액은 이 기금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아흔 세 살, 할머니는 그 쓸쓸하고도 따뜻했던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일본의 사과를 끝내 받지 못하고 눈을 감으셨습니다. 이제 사과를 받아내는 일은 남은 자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상처를 삭히고 삭히며 외로웠을 젊음의 시간들, 그 상처를 품고 세상에 말을 걸었지만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 같은 여전히 외로웠을 노년의 시간들, 그럼에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사랑의 거인이 되어 상처 입은 이들을 향해 손을 내밀었던 시간들, 그 시간의 무게들을 우리는 헤아릴 수나 있을지요. 그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여 왔는지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김복동, 복스러운 아이로 살라며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었습니다. 할머니의 생은 그 이름만큼 복스러웠을까요? 주님은 우리가 이제 이 씁쓸한 역사의 캔버스 위에 어떤 그림을 그리길 원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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